샹송

Concierto para una sola voz / Tania Libertad

김용주 시인 2015. 11. 13. 10:18

 

Concierto para una sola voz / Tania Libertadh

 

로맹가리는 페루라고 확신하고 있다


페루의 작은 바닷가,

새들의 작은 뼈가 삭아내린
부드러운 모래가 끝없이
펼쳐져 있는 나지막한 그 언덕

 

 

소금물의 참을 수 없는 짠 기운도 잠시
모래위엔 새들의 연약한 뼈들이
엄청난 수로 사구를 이루며

서로 뒹굴며 삭아가고 있다



태양은 별의 속도보다 더 빨리
새들의 뼈를 살로부터 발라 내
쉬지 않고 삭히며 모래로 만든다

 

 

목을 소리조차 지를 수 없게 조른다
바람은 따뜻하나

뼈들의 공기층을 파고들어
속속들이 균열을 일으키며

잠시 머물다 지나간다

한 번쯤은 새였을 우리들의 집인 몸
내몸이 왠 일인지 가늘게 한번 파닥인다

 


로맹 가리의 페루, 그 작은 모래 언덕이
지상의 새들이 날아와 죽는 곳을

잠시 스쳐 지나가는
바람으로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한다

 

[로맹 가리(Romain Gary : 1914-1980)
1980년 12월 2일에 파리에서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한
프랑스의 유명한 소설가.
에밀 아자르(Emile Ajar)라는 필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젊음날 추억이 숨쉬는 블랙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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