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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잘난 것도 아닌 것이 / 김용주

그리 잘난 것도 아닌 것이 [김용주] 삶은 누구나 달콤하고 때론 잔인 하다만 유독 내 삶은 참으로 섧구나 내 삶도 정상에 올라 만선의 붉은 깃발을 꼽았으나 어느날 모래성처럼 와르르 나락으로 떨어진 아픔, 하지만 아직 숨은 쉬닌까 밥한술이라도 뜨려고 사방팔방 뛰어도 뭔가 손에 달듯 잡힐듯 말듯 그러다가 삶은 흐르고 종말엔 노인이란 칭호가 죄수 번호같이 네 가슴팍에 딱 부착 되었네 이 세상에서 모래알 같이 수많은 사람 중에 아주 별볼일 없는 사람이 그리 부자도 아니면서 양식[樣式]도 없이 오지랖 꼴값을 떨며 살까 여보슈 그렇게 살면 안되지라 안그렇소 .

김용주 2022.08.23

홀아비 바람꽃의 눈물 / 김용주

홀아비 바람꽃의 눈물 [김용주] 오늘도 가난한 시인은 세상 풍파속에서 아련한 그리움이 깊어간다 죽을 만큼 모욕감을 느껴보는 오늘, 지금 내 모습이 한편의 연극 스토리라면 좋으련만 우울한 시인은 행복을 찾아 바람잡고 구름따는 황홀한 꿈을 꾸었던가 오늘 내리는 빗방울이 내 뺨을 툭툭 치면서 나의 넋두리를 나무란다 끝없이 어둡던 삶 맑은 햇살에 눈이 부셔와 가난한 시인은 망각의 곡선에 서서 강섶에 핀 홀아비 바람꽃 한송이 꺽어 들고 걸걸하게 웃고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22.08.17

나 혼자 사는 자유로움 / 김용주

나 혼자 사는 자유로움 / 김용주 아픈 마음을 감추고 야 너 잘났다 웃으며 나 혼자 사는 자유로움 허나 그리움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는 건 내게 아직 꿈이 있다는 걸까 삭은 동아줄을 붙잡고 내가 인간답게 살라면 그놈의 사랑과 돈 보다는 고독의 사투에서 내 자신과 이겨야 하겠지 수마가 할퀴고 간 서녘하늘 노을빛 차마 위로 어둠이 깔리는 즈음 어디선가 카톡이 오려나 애먼 핸드폰만 탓한다 .

김용주 2022.08.13

후덥지근 덥죠, 톡쏘는 션한 맥주한잔 어때요 ^^*

전화 받기 그대 자동응답기에 메세지를 남겼는데 그댄 내게 작별인사를 하네요 그러고 나서 비행기에 타버렸죠 내 맘 알죠 전화 받아요 제발. 그대 목소리를 다시 듣고싶어요 그대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요 오랜 시간 기다려 왔어요 그댈 더 가까이 느끼고 싶어요 아무 예고도 아무 흔적도 없이 떠나면 어떡하나요 전화 받아요 제발 그대 목소리를 다시 듣고싶어요 그대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요 전화 받아요 그댈 놓치고 싶지 않아요 끊지 말아요 연락 줘요 부족한 내 삶을 채워줘요 그대 지금 뭐하나요 위성 전화를 통해 멀리 있어도 내게 전화를 할 수 있잖아요 그대가 원하면 언제라도 말이에요 전화 받아요 제발. 그대 목소리를 다시 듣고싶어요 그대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요 전화 받아요 그댈 놓치고 싶지 않아요 끊지 말아요..

카테고리 없음 2022.08.07

고구마 꽃 보셨나요

고구마 꽃 / 김용주 고구마 꽃은 한 백년에 딱 한번 나팔꽃 자태로 예쁘게 피어 나서 나라와 농심에게 행운과 웃음을 안겨 주는 아주 귀한 꽃입니다. 이 꽃은 이른 아침에 이슬머금 꽃봉오리를 활짝 터트려 낮엔 벌과 나비와 사랑을 속삭이다가 니역니역 해가 저물면 수줍은 아낙네 처럼 꽃술을 꼭 다물고 깊은 잠이 들곤 하지요 꽃샘 향기에 안달나는 남정네들 거친 숨결처럼 고구마 꽃술의 꽁지에 살포시 입맞춤 할 적엔 첫 사랑 입술같이 달콤합니다 "Detroit Blues Band - Tears From My Eyes"

카테고리 없음 2022.07.23

사탄의 꽃 / 김용주

사탄의 꽃 / 김용주 천지에 여름 꽃의 향연이네요 화단엔 접시꽃. 유칼립투스 들녘에는 개망초와 노란금계국이 서로 시샘하듯 만개 합니다. 꽃들은 생존 기간 동안 그 자체가 너무 아름답고 향기가 그윽하지만 세월의 바람따라 피었다가 어느 한 순간에 시들지요 그러나 꽃들도 우리 인간들 처럼 각이 생각과 뜻이 있답니다 때론 사랑, 때론 슬픔, 때론 진실, 때론 거짓, 그리고 이별을 안다고 합니다. 아무리 나쁜 인간 이라도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는 순간 꽃의 향기에 취해 본심을 되찾아 귀소본능처럼 선한 사람이 된다고 하던데 어떤 썩을 인간 하나가 무향기 종이 꽃을 내세워 향기가 있는 척, 씨앗도 없으면서 줄 것 처럼 세치혀를 나름거리는 것은 그는 신뢰를 기망하는 행위이고, 사탄의 꽃이지 뭐닙까 .

카테고리 없음 2022.07.20

거센 바람곁에 / 김용주

거센 바람곁에 / 김용주 잿빛의 밤 하늘에 어스름한 별이 빼꼼 보이네 나 홀로 방구석에 앉아 커피 한잔 홀짝 거리건만 황혼의 삶이 허망해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네 지그시 눈을 감고 지난 세월을 반추해 보면 한때 나도 멋진 삶을 살았다만 이젠 심안이 흐려져 세상사는 지혜가 소진 되었네 속타던 그리움은 무채색, 사랑도 추억도 미련도 거센 바람곁에 훨훨 날리나니 내가 숨쉬는 그날까지 제발 치매만 오지 않도록 하소서 "Jennifer Rush - The Power Of Love"

김용주 2022.07.16

고독의 바닥 / 김용주

고독의 바닥 / 김용주 불켜진 초소 안에서 핑계 하나 걸어두고 눈만 비빈다 가끔씩 시간을 팽겨치고 못 다 한 말 몇 마디가 겉과 안 단절의 문턱을 넘을 때면 이름표를 고쳐 달고 되돌아 가는 방황은 남은 삶의 살아가야 하는 꿈을 꾸는 자유 제 자리를 지켜내던 인형 같은 부끄러움이 단숨에 살아올라 가물거리다 이내 살며시 빠져 나간다 애당초 약속 없는 대화가 입맞춤 할 때면 잠든 영혼을 깨우는 노크소리 똑똑똑 그대의 갑질이 너무나 아픕니다 [문학의 봄 시부분 당선작] .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

카테고리 없음 2022.07.11

연정 / 김용주

연정 / 김용주 송파 가는 차창에서 옛 수도여자 사범대학교 교문이 보이네 그녀는 잘 지내고 있을까 뉘집 할미가 되겠지 스치는 아련한 사랑에 내 가슴이 콩닥콩닥 그래 그래 생각이 난다 난, 너 자취방에서 가끔 눈칫밥 한술 뜨고 캠퍼스 벤치에서 풋풋한 사랑을 나누다가 남 보란듯이 화양동 사거리 음악다방 구석진 자리에 앉아 성냥개비로 탑 쌓으면서 아늑히 팝송을 듣곤했지 아 학창시절 연인이여 이밤 별빛이 그립든 옛 사랑의 잔영을 부르나니 추억은 젊은날의 정열, 경상도 사투리 가시내야 그땐 넌, 몰랐을거야 내가 정말 너를 사랑했음을 오늘 문득, 대학시절 그 연정에 난, 가슴앓이 하고있네

김용주 2022.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