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꽃 / 김용주
고구마 꽃은
한 백년에 딱 한번
나팔꽃 자태로
예쁘게 피어 나서
나라와 농심에게 행운과
웃음을 안겨 주는
아주 귀한 꽃입니다.
이 꽃은 이른 아침에
이슬머금
꽃봉오리를 활짝 터트려
낮엔 벌과 나비와
사랑을 속삭이다가
니역니역 해가 저물면
수줍은 아낙네 처럼
꽃술을 꼭 다물고
깊은 잠이 들곤 하지요
꽃샘 향기에 안달나는
남정네들 거친 숨결처럼
고구마 꽃술의 꽁지에
살포시 입맞춤 할 적엔
첫 사랑 입술같이 달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