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스민 찻잔 / 김용주
달빛 스민 찻잔 / 김용주 나홀로 고독의 시간, 그녀가 즐겨 사용하던 진홍찻잔으로 차한잔 하면 원두 커피향 따라 애절한 노래가 흘러 나오고 장밋빛 침실에서 심쿵 황홀했던 시간들 그땐, 깃털처럼 포근했었지 이별이 그러하듯 거미줄 쳐진 집안 구석구석 먼지 투성인 세간살이 그대없는 흔적이 또렷하건만 내 뇌리속에 맴도는 한 줌 행복은 허상일 뿐, 달빛 스민 찻물에 비췬 내 몰골 삶 언저리에 차곡히 쌓여진 그리움 하나 꺼내든 난, 이 세상이 두려워 지기만 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