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바닥 / 김용주
불켜진 초소 안에서
핑계 하나 걸어두고 눈만 비빈다
가끔씩 시간을 팽겨치고
못 다 한 말 몇 마디가
겉과 안 단절의 문턱을 넘을 때면
이름표를 고쳐 달고
되돌아 가는 방황은
남은 삶의 살아가야 하는 꿈을 꾸는 자유
제 자리를 지켜내던
인형 같은 부끄러움이
단숨에 살아올라 가물거리다
이내 살며시 빠져 나간다
애당초 약속 없는 대화가
입맞춤 할 때면
잠든 영혼을 깨우는 노크소리
똑똑똑
그대의 갑질이 너무나 아픕니다
[문학의 봄 시부분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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