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탄의 꽃 / 김용주
천지에 여름 꽃의 향연이네요
화단엔 접시꽃. 유칼립투스
들녘에는 개망초와 노란금계국이
서로 시샘하듯 만개 합니다.
꽃들은 생존 기간 동안
그 자체가 너무 아름답고
향기가 그윽하지만
세월의 바람따라 피었다가
어느 한 순간에 시들지요
그러나 꽃들도 우리 인간들 처럼
각이 생각과 뜻이 있답니다
때론 사랑,
때론 슬픔,
때론 진실,
때론 거짓,
그리고 이별을 안다고 합니다.
아무리 나쁜 인간 이라도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는 순간
꽃의 향기에 취해
본심을 되찾아 귀소본능처럼
선한 사람이 된다고 하던데
어떤 썩을 인간 하나가
무향기 종이 꽃을 내세워
향기가 있는 척,
씨앗도 없으면서 줄 것 처럼
세치혀를 나름거리는 것은
그는 신뢰를 기망하는 행위이고,
사탄의 꽃이지 뭐닙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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