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아비 바람꽃의 눈물
[김용주]
오늘도 가난한 시인은
세상 풍파속에서
아련한 그리움이 깊어간다
죽을 만큼 모욕감을
느껴보는 오늘,
지금 내 모습이 한편의 연극
스토리라면 좋으련만
우울한 시인은 행복을 찾아
바람잡고 구름따는
황홀한 꿈을 꾸었던가
오늘 내리는 빗방울이
내 뺨을 툭툭 치면서
나의 넋두리를 나무란다
끝없이 어둡던 삶
맑은 햇살에 눈이 부셔와
가난한 시인은
망각의 곡선에 서서
강섶에 핀 홀아비
바람꽃 한송이 꺽어 들고
걸걸하게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