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좋은글
오멍가멍 쉬어갑써 / 이비아
수평선 저 너머
은파가 하얗게 밀려오다
바다의 심호흡을 내뿜는다
모든 것이 살아있는 길
생명이 약동하는 길이다
이곳에서도 어디론지 바삐 가는 사람들
쉴새없이 앞만 보며 가는 사람들은 있다
나는 하릴없이 걷는다
끝없는 파도소리 들으며
무궁하게 펼쳐진 바다를 바라본다
저 초록빛 가슴 가득히 담는다
문득 눈길이 멈추는 팻말
"오멍가멍 쉬어갑써"
이 길에서도 쉬어 가지 못하면
언제 쉬어갈 수 있으리
우리 인생길에 던져주는 말
2012.5.17. 제주 남원의 큰엉 해변에서..
* 오멍가멍 - 오면서 가면서
큰엉 - 제주도 방언으로 큰 언덕이란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