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여유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김용주 시인 2017. 1. 14. 20:58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밴더빌터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외로운 여름과
거짓 꽃이 시들고도
기나긴 세월이 흐를 때
사랑은 천천히 오는 것
얼어붙은 물 속으로 파고드는
밤하늘의 총총한 별처럼
지긋이 송이송이
내려앉는 눈과도 같이.
 
조용히 천천히
땅 속에 뿌리박은 밀
사랑의 열(熱)은
더디고 조용한 것
내려왔다가 치솟는 눈처럼
사랑은 살며시
뿌리로 스며드는 것
조용히 씨앗은 싹을 튀운
달이 커지듯 천천히.

 

- 블랙홀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