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좋은글

홀딱벗고 새

김용주 시인 2010. 1. 27. 15:48





 
 

공부는 하지않고 게으름만 피우다가

세상을 떠난 스님들이 환생하였다는

전설의 새..

 

'홀딱 벗고'라는 새가 있다.
'홀딱벗고' '홀딱벗고'
이렇게 운다는거다.
 
새 울음소리는 듣는이의 생각대로 들린다고 한다.
어려서 할머니가 이야기해 주시던 새 이야기에는
풍년이 들려면 솥이 적다고 [솥적다 솥적다] 우는 소쩍새나
[쪽박 바꿔주, 홀딱 자빠져] 하는 두견새나
보리밭에 [조도령]하고 운다는 새 등
듣는이의 생각에 따라 달리  들리는 듯 싶다.
 
올리비에 메시앙 이라는 작곡가가 있었는데
그의 스승이었던 폴 듀카스는 제자인 메시앙에게
 "새들의 울음소리를 들어라. 그들은 거장이다."라고 가르쳤고,
메시앙은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현실의 새소리를 수없이 채보해 그것을 기초로
작곡하는 특이한 방법도 추구했다고 한다.

그의 새소리 채집 행각은
전유럽뿐만 아니라 일본 후지산에까지 이르러
며칠 밤을 수풀 속에서 지새며
이른 아침 지저귀는 진기한 새소리를
악보에 옮기는 그의 열성적인 작업은
상당한 고령에 이르도록 계속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를 가리켜 '새소리 사냥꾼'이라고도 한다.
 
홀딱벗고 새의 원래 이름은 검은등 뻐꾸기
희귀종 여름새이다.
이 홀딱벗고 새에 얽힌 전설도  있다.
아래는 원성스님의 글이다.
 
 
 
 

 
<< 홀딱 벗고 새의 전설 >> 
                   

홀딱 벗고 마음을 가다듬어라.

홀딱 벗고 아상도 던져 버리고.
홀딱 벗고 망상도 지워 버리고
홀딱 벗고 욕심도, 성냄도, 어리석음도...
홀딱 벗고 정신차려라.
홀딱 벗고 열심히 공부하거라.
홀딱 벗고 반드시 성불해야 해
홀딱 벗고 나처럼되지 말고
홀딱 벗고 홀딱 벗고
 
아득한 옛적부터 들려오는 소리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않고 들려오는 소리
강당으로 향하는 길목에 어김없이 들리는 소리
온종일 가슴 한켠 메아리치는 홀딱벗고새 소리
 
공부는 하지않고 게으름만 피우다가
세상을 떠난 스님들이 환생하였다는 전설의 새
공부하는 스님들에게 더 열심히 공부해서
이번 생에는 반드시 해탈하라고
목이 터져라 노래한다.
 
홀딱 벗고 홀딱 벗고
모든 상념을  홀딱 벗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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