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붉은 감잎 날아와 누이는 놀란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리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 아주 오랜 사찰의 나지막한 기와지붕에 낀 이끼와 쌓인 낙엽은 세월의 깊이와 변화를 실감하게 하는 작은 풍경이다 '눈이 시리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는 시인의 노래를 마음 속으로 그리며 가을하늘을 바라본다. 담백한 색으로 바뀌면서 가을이 깊어감을 알리고 있다. 자신의 삶을 한번쯤 돌아보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예쁜 나뭇잎들을 책갈피에 하나 둘 끼어 두툼해 진 책을 포개어 놓고 그보다 더 두꺼운 책을 그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어느 책에 단풍잎을 모아두었는지 가물가물할 때쯤인 성탄절을 앞두고는 성탄카드를 만들기 위해 책갈피 사이에 잘 마른 나뭇잎들을 하나 둘 꺼냈다. 가을 단풍이 한창일 때 정상에 올라보니 산아래 펼쳐진 형형색색의 단풍이 어찌 그리도 포근해 보이는지 뛰어내려도 다칠 것 같지 않았다. 되면서 수많은 불면의 밤, 수많은 고민들은 그 가을에도 계속되었다. 일년 전의 나와는 전혀 다른 내가 그 곳에는 서 있었다. 직관으로 밖에는 느낄 수밖에 없는 것도 존재한다는 사실 앞에서 갈등을 했다 그런데 그것이 끝은 아니다. 또 다시 새로운 시작이다. 겨울을 나기 위해, 고난의 계절을 보내야 봄이 온다는 것을 알기에 가장 아름답게 화장을 하고 잠시잠깐을 보내다 모든 정든 것들과 이별을 한다. 새 봄을 위하여….끝이 아니다. 언제나 다른 모습이면서도 같은 모습으로 다가오는 자연은 수없이 자신의 존재를 변화시켜 감으로써 변화되지 않는 신비한 힘이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듯하다. 곁에 내려놓았는지도 모르겠다. 한편으로 죽음을 의미한다. 인생의 어느 한 순간이라도 어느 한 사람이 나를 보며 내가 단풍에게 했던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새악시의 수줍은 붉은 볼보다 더 붉다. 나무가 나에게 말한다. "너는 놓아 버린 것들 중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 있니?" "......" 그랬다. 내가 놓아버린 것들은 온통 쓰레기요, 더러운 것이었다. 단풍잎을 바라보며 부끄러움에 내 마음이 붉어진다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삶을 살아야 할텐데 그것은 마음뿐이다. 자연의 숭고함을 본다. 때로는 속이 저리도 시커멓게 타들어 가는 법이리라. 그것을 때로는 나무를 통해서 꽃들을 통해서 이렇게 단풍을 통해서 풀어놓는 것이다. 그 물감들이 덧칠이 되면 될수록 어두운 법인데 우리는 하나 둘 우리를 덧칠하며 살아가다가 그 아름다운 색들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병든 나무는 겨울이 되어도 버썩 마른 이파리를 떨궈내질 못한다고 한다. 건강한 나무는 작은 바람에도 자신의 옷을 후두둑 벗어버린단다. 내가 붙잡고 있는 것, 내가 옷입고 있는 것, 나를 치장하고 있는 것들 중에서 정녕 나를 사람답게 살도록 만드는 것은 얼마나 되는 것인지. 애욕의 옷들을 하나 둘 벗어버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ohmynews 김민수 기자] 편집 : 블랙홀1 http://blog.daum.net/freemanky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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