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좋은글

사는 것이 참, / 김용주

김용주 시인 2016. 12. 23. 08:59

 

사는 것이 참, / 김용주


삶에 지친 몸,

 너저분한 둥지로 와

컴 원고지에

시린마음을 추수리다 보면


뭉개구름을 쫓던

처절한 욕망의 계곡에는

활짝 피었다가

금방 사라지는

망상의 눈꽃흩어지고

 

황혼의 여정에는

날까로운 얼음절벽 뿐,

칼바람만 불어와

어디 피할 언덕도 없구나 

 

오늘도 막연히 그저

목숨을 부지하려는 듯,

 

이른 새벽녘,

망각의 세월을 버리지 못해

노구를 허름한 자전거에 실어

일터로 가련만

 

무엇을 그토록 갈망하며

상념속에서 또

눈물을 흘리며 사는건가

 

지금 내가 우는것은

삶의 여운 때문일까

 

속 모르는 이
이젠 그만 쉬라 하지만

삶의 터전에는

 

정 넘치는 아낙네 웃음소리

땀 훔치는 동료의 미소

그 향기가 사람사는 내음새로 진동해

아직 살만한 세상이 아닌가

 

서제의 작은 창틀에도

한줌 햇살이 며들어

또 하루를 살기 위해서

 

꿈속의 그리움에게
살포시 입맞춤을 하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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