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좋은글

숲속의 궁전 / 蒼旻 河昌容

김용주 시인 2016. 5. 9. 12:26


     숲속의 궁전

                          蒼旻 河昌容


     한 소녀가

     숲속의 궁전을 지날 때

     찌르라미가 하는 말


     우리 합창단의

     노래 소리를 들어보세요

     그러자 숲속을 지나던

     반딧불이가

     하얀 손 내밀어

     소녀의 분홍빛 볼을 적시며

     미소 짓는 귀여운 모습

     살 속으로 여울져온다


     꽃 피기를 기다리는

     기다림의 진한 눈물은

     아품을 털어내고

     꽃잎을 사푼히 열어

     햇살의 속살로

     어둠을 풀어내는 영혼의 그림자 


     귀여운 소녀야

     꿈의 꽃을 피어

     붉은 꽃송이로 피거라

     섬섬한 지혜의 눈빛으로

     사랑의 궁전을 지어

     곱게 곱게 피거라


     님은

     깊은 침묵의 시간에도

     영혼의 빈잔을

     정갈한 것으로

     채우고 채워 새벽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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