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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김용주 시인 2017. 5. 18. 09:04


     밤꽃 흐드러지게 피면...


    그 언젠가 춘자랑
    그렇고 그런 좋은 밤을 보냈는데

    춘자는 이불 깃에서

    밤꽃 냄새가 난다고 했다.


    어느날, 춘자의 자취 집에서 
    내가 빨래통에 던져 놓은

    속옷을 들추어내어
    암개처럼 킁킁. 코를 벌름 거리던 춘자가
    밤꽃 냄새가 난다고 웃는다


    희끄므리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가지마다 털이 돋아난 징그런 밤꽃을

    춘자는 정말 좋아했다.


    밤꽃 냄새를 좋아했던 춘자,

     밤꽃 흐드러지게 피는 오뉴월이면

    난, 그때 그 춘자가 생각난다.
 
    지금쯤, 춘자는
    밤꽃이 피는 어디쯤에 그 냄새 떠올리며
    밤나무 밑을 서성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상기된 얼굴로 바지춤 올리면서 일어서는
    사내 몸에서도 밤꽃 냄새가 났다.


    오뉴월이 되면

    몸 구멍구멍마다 밤꽃 냄새에 희열이 솟구친다.


    춘자가 아닌,
    사내를 경험한 그 누구라해도,
    밤꽃 흐트러지게 만개한 그 밑을 지나치는
    이 세상 모든 여인의 심금을 울리고야 마는


    그런데 참  궁금한것이
    다른 꽃은 전부 향기라 하는데,
    왜 밤꽃만 냄새라 하는지 모르겠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