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우정은, 내가 살아가는 마지막 이유이다 (1)
글 / 시인 박 형 서
정녕 우정은 내 깊은 마음밭의 하얀 들꽃이다
세월의 언저리를 그처럼 힘겹게 맴돌면서
우정은 들꽃처럼 소리없이 소박하게 피어났다
거친 비 바람이 불어도, 들꽃들은 고개를 숙인 채
바람결로 다가와 기다림의 인내를 전하면서
힘겨울 때 위안을 주는, 우정의 정원으로 남았다
그 많은 이별의 세찬 빗줄기를 맞고서야 비로소
우정의 숨겨진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던 건
세상이 바람불어 너무나 거칠었기 때문이다
지친 삶이 무겁고 정녕 고단했던 까닭이다
그래서 사랑안에 오래 안주하고 있었을까
바람개비 닮은 내 삶이 어지럽고 안타까워
사랑으로 가려진 우정을 바라볼 수 없었다
한 사람을 사랑하던 불꽃 같은 그 열정에
강물로만 다가와 들꽃으로 피어나는 우정들은
오직 새벽 강가, 흐릿한 물안개에 가려져서
안개 속 우정들을, 서로 외면하며 살아왔다
젊은날을 거치면서, 수많은 세월을 스쳐지나
사랑은 하얀재만 남긴 채 스러져 버렸지만
우정은 강물처럼 다가와 내 안에 머물면서
생명의 들꽃들을 가슴밭에 끊임없이 피워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