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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1) - 글 / 시인 박형서

김용주 시인 2010. 12. 31. 19:08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1)
 
                   글 / 시인 박 형 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멀게만 느껴진다

혼자 걷는 지친 외로움에 문득 뒤돌아 보지만

떠나온 출발점은 내 삶의 안개속에 숨어있다


함께 걷던 사람들도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하얀 눈과 철새들만 내 곁으로 다가올 뿐

눈물겹게 한 걸음씩 좁은 길을 걸어간다


설원 속의 갈대들도 춤을 추다 잠들었고

어디선가 세차게 찬바람만 불어 온다

나는 어디를 향하여 걷고 있는 것일까


발걸음을 멈춘 채 잠시 먼 하늘을 보련만

얽히고 설킨 혼돈의 미로만 이어질 뿐

나를 찾아 가는 길이 힘겹게 느껴진다


언제부터 나를 찾아 이렇게 떠나 온건지

언제까지 나를 찾아 떠나야만 하는건지

그 많은 방황의 아픔들을 다스리기 위하여

가던 길을 멈춘 채, 현기증에 고개 숙인다


나를 향한 긴 여정이 쓸쓸하게 다가온다

잃어버린 나는 어디에서 나를 기다릴까

잊혀진 내 삶은 어디로 숨어버린 것일까


나를 찾아가는 여정은 순례자의 길이기에

지금까지 평탄한 들녘의 길을  걸었지만

이제 남은 길은 가파른 경사진 계단이다

아득한 돌계단을 무릎으로 기어오를 시간이다

 

제야의 종소리가, 새해의 문을 열며 들려올 때

어둠속의 가파른 돌계단이 내 삶으로 펼쳐진다

어디선가 나를 기다리는 북소리가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