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좋은글

아름다운 이별 - 글/ 시인 박 형 서

김용주 시인 2011. 2. 14. 12:14

 

   

 

 

 


아름다운 이별

글 / 시인 박 형 서

 

 

그 많은 만남의 날들이 

어설픈 사랑 속의

깊은 아쉬움으로 끝났지만

아름다운 이별이었습니다 

 

세찬 비가 퍼붓던 날

우산도 없이

우린 그렇게 길 위에서

헤어 졌습니다

신호등의 색깔들이

바뀌어 지는 것도 잊은 채

가로등처럼 외롭게 서 있었습니다.


그리많은 날들이 바람처럼

스쳐 지나 갔습니다

그대와 함께 했던

아쉬운 기억들이, 내겐

익숙해진 일상으로 남았지만

오랜 세월

그대를 잊기 위해

난,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그대를 미워하면서

애써 잊기 위하여

차갑고 냉정한 마음을

지닌 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앞으로 다시

이 만큼의 아픈 시간이 지난다 해도

절대 지치거나

힘들어 하지 않으렵니다

 

언젠가 다시 돌아 올

그대를 위하여

오직 착한 사람으로

그렇게 남고 싶습니다 


연극의 막이 내려지고

흐린 조명이 꺼져가 듯

너무나 허전하게, 그렇게

사랑이 끝났지만...


기다림의 내 사랑은

수채화에 담겨 질 

둥근 원의 노란 달무리처럼

달빛의 은은한 여운으로

별빛들과 함께 마음하늘에 남고...


오직 그리움의 내 사랑은

그대 위한 하얀 낮달이 되어

아직도 잠들지 못한 채

빈 하늘을 맴돌고 있습니다.


난, 스스로 깨달았습니다

간직한 내 사랑이

잠들지 못하는 이유와

창백한 낮달의 처연스런 의미를...


그리고

그 많은 쓰라림과 기다림

정녕 그런 것이 사랑이란 걸...


사랑이란 애태움도 아니고

오직 그대를 위하여

스스로 내 마음을 다스리면서

 

그대가 잠들고 머물 수 있는 

따스한 빈 둥지를 만들면서

서서히

나를 비워내는 것이라고...

 

사랑이란 채움이 아니라

조금씩

내 마음을 비우면서

나를 버리고 내려놓는 것입니다

 

사랑이란 

아름다운 이별 속에 숨겨진

가슴 벅찬 또 한 번의 만남이기에

 

기다림의 끝,

재회의 그 순간에

남김없이 쏟아내는 것이라고.

참아왔던 뜨거운 눈물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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