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좋은글

세월속의 깊은 우정 / 시인 박 형 서

김용주 시인 2011. 7. 8. 11:14

 

 

세월속의 깊은 우정

                             (친구 아내의 별세 소식을 듣고.....)

    시인  박 형 서

 

 

핸드폰의 비상벨이 울렸다

마음 속에 간직한 친구의 부인이

갑자기 별세하였다는 슬픈 소식에

생각할 틈도 없이

그저 왈칵 뜨거운 눈물이

한없이 쏟아져 내렸다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 걸까

떨려오는 가슴으로 

전화의 슬픈 목소리를 듣는다

아무런 말을 전할 수 없다

우린, 서로 한참을 말없이 울고 있었다

울음 섞인 짧은 음성만을 남긴다


“ 네 슬픔과 아픔을 알고 있단다

  알고 있었구나...고마워...

  빨리 영안실로 뛰어 갈게...

  그래, 울지 말어...

  너도 울지 말어...“


 아내의 입원으로

서로 위로하고 감싸면서 

함께 울고 아파하던 친구여서

더욱 마음이 쓰리고 저려 온다


내 친구의 허전한 그 마음 속

아내가 떠난 빈 자리를

어떻게 채워 줘야 하는 걸까


세월이 가져다 준

강물 달믄 우정 앞에서

깊은 슬픔의 눈물을 흘린다

사랑이 떠나면 우정이 채워주고

우정이 떠나면 사랑이 채워야 하는거야...

 

네 마음이 아플 땐, 내가 위로하고

내 마음이 쓰라릴 땐, 네가 위로하는거야...

그래, 그것이 우정이란다  

 

친구야, 무너져 내리는 너만큼

나도 마음이 쓰리고 아프단다

스스로 낮은 혼잣말을 남기면서

영안실로 뛰어간다


우정의 깊고 맑은 무뉘가

굵은 나이테의 곡선으로

마치 무채색 모자이크처럼 

묵직하게 마음에 다가와서

살아온 세월들의 

아주 작은 별빛들로 남는다

 

그래서 가슴 속, 너와 나의 어두움을

조금씩 서서히 밝혀나간다

우정은 하늘의 별빛으로 남은 걸까

 

침묵의 얼굴과 울음섞인 가슴으로

너를 꼭 안아주고 싶은  

따뜻한, 이 마음이 우정이란 말인가

그래, 그렇다

너보다 내가 더 슬픈 

아픈 이 마음이 우정일거야

세월 속의 깊은 우정이리라

 

넥타이도 매지 못한 채

영안실을 향하여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었다

 

주먹을 쥔 두 손이 

온통 땀으로 흥건히 젖어들었다

참으려해도

쉴새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친구에게 향하는 지하철이

너무 늦게 달렸다

오늘따라 유난히

영안실로 향하는 이 길이

왜 이렇게  멀게만 느껴잘까

 

자꾸만 눈을감고 고개를 숙인다

겨우 내가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건

오직 묵상의 기도 뿐이란다

보여줄 수 없는

내 아픈 마음뿐이란다 

 

 

* 친구 아내의 별세 소식을 듣고서

   몇 줄의 슬픈 글을 남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