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좋은글

내 사랑하는 이여 / R. 홀스트

김용주 시인 2012. 9. 1. 08:20

 

내 사랑하는 이여 / R. 홀스트

우리 서로에게 부드럽게 대해요, 사랑하는 이여,
오랜 세월 바람에 떠돌던 별들 아래
지쳐 주체할 수 없이 외로우니
우리 서로에게 다정하게 대해요.

하지만 사랑의 숭고한 말들을
함부로 말하지는 말아요.
피할 수 없는 슬픔을 싣고 다니는 바람에
수많은 가슴들이 괴로워해야 할지 모르잖아요.

우리 마치 오래된 숲길을 떠도는 공기방울 같이
모든 것이 불확실하니
어찌 알 수 있을까요.
오직 바람만이 알 수 있지요, 내 사랑하는 이여,

우리 외로우니
서로 머리 기대고 살아요.
오래 전부터 불어오던 바람 안에 침묵하면서
마지막 아껴 두었던 꿈을 함께 나눠요.

수많은 사랑이 바람에 갈 길을 잃어버리고
바람이 원하는 걸 우린 알지 못해요.
그로니 다시 서로를 잃어버리기 전에
우리 서로에게 부드럽게 대해요, 내 사랑하는 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