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때 가져가지 못할바에야 선심이라도 쓰고 가시지

 

죽을때 가져가지 못할바에야 선심이라도 쓰고 가시지   죽을때 가져갈수 없는 것들을 하루종일 퀴퀴한 빈방에서..., 오지않는 자식들에 대한 집착도 가물가물.. 사용하지 않아 혀속에서 점점 잊혀져가는 아름다운 모국어대신 저기...저...어기로 모든 의사표현을 대신하는 어눌하고 흐릿한 말씨... 항상 누워만 있어 더이상 쓰지못하는 앉은뱅이 다리에 맞지 않는 항상 찾는 나의 가장 소중한 내 신발.... 내옷.... 내 반지....가 ....다 어디로 갔을까 내 살림살이며   토끼같은 세상에 귀하디 귀한 금지옥엽 내새끼들 얼굴들   하나,... 둘... 그리워하다가 더듬 더듬.... 홀연히 멈춘 나의 지갑..... 누가 볼세라... 몰래 가물거리는 시력으로 ................... 꼬깃 꼬깃 ................. 세고 또 세는 절대적인 내돈... 한장 두장.... 천원짜리 100장 정도쯤 모였을까나...? 십만원은 ......., 89세 노인에겐 자식보다 더 큰 튼튼한 동앗줄이 되었네요   할머니! 이돈 엄마 아빠 없는 불쌍한 어린애 까까라도 사주게 좀 주면 안될까?.... 배가 고파서 라면도 못 먹고 긂고 있는데?...." .....................묵묵 부답.......................   "죽을때 가져가지 못하잖아? 그러니 선심이라도 쓰고 가시지..."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한쪽 침침한 눈에 힘을주며   "시..러.. 안줘.... 나... 써야 돼.."  ................................ ( 상황상 논리적으로 설명못하는 절대불가임을 인정.... 왜냐면 분위기가 갑자기 험악한 분위기로 금방 바뀌어져 버렸기에..ㅎㅎㅎ)   "그럼...죽을때 꼬옥..,.할머니... 주머니에 넣어서 ㅎㅎㅎ 잊어버리지 않게 잘 가져가세요!... ...." "그려~ 아라써... 그래야쥐...." 그때서야 경계태세를 늦추는 나를 낳아주신 내 엄마가 이제는 89살 무조건 떼만 쓰는  할머니가 되어버렸다......   마음씨 곱고 부지런하셔서  절에 오면 혹 배곯을세라 늘 구수한 호박 송송 썰어서 된장국도 남에게 잘 먹여주기만 했던 아름답고 고운 내 어머님의 기억들은 어디로 다 가버렸을까...   하루 하루 모이고 쌓인  생노병사 그  연극속에서  아주 조금씩..... 정신줄도 놓고 떼 쓰고 뒹구는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마지막 자신을 위하여  조금씩.... 아주 조금씩 변해만 가는 내어머님.... 저승길에 가져갈수 없는 돈은.... 늘 베게머리맡 가까운곳에 호신불처럼 꼭꼭 감추어 두고... 오매불망 평생닦은 눈에 안보이는 버리고 가는 척하는 당신의 업식은 어이할까요! 내생에 이미 그림자처럼 늘 따라갈수밖에 없는 바로 그것은 평생 닦아보지도 못하시고...훈련도 안되어 마치 하루살이처럼 버둥버둥.. 죽음앞에서 정말 힘없고 나약한 우리들 인생살이.... 윤회하는  내생에는 어떤 역할로  어떤 주연이 되어 우리는 또 한바탕 살아갈까요...   제행무상.....   백중기도하면서도 늘 내내.....참회기도...    똥싸고 만지작 만지작 하는 더러운 그 손으로 어렴풋이 잠든 내 얼굴 한쪽볼을 살며시.......묘한 실루엣.... 내가 깰세라 살짝 만진듯 안만진듯.........    추하게 일그러져가는 욕심많은 내 할머님이 될지라도 해마다 백중이맘때가 되면 점 점 뜨거워지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이것이....   저승길은 절대로 행복하지 않다는것을... 불자님들이 간곡히 청하여 장례식장 시다림하면서 입관하여 온 자식들 보는 앞에서 염하는 장면의 공통점... 모두들 하나같이 퉁퉁 냉동되어버린 내 부모님 얼굴 싸 안으며 모두들 저 마다 내지르는 통곡의 울음바다... "아부지....내가 잘못했어요... "엄마....나를 용서해...정말 미안해...불쌍한 울엄마~   통곡속에 흘렸던 그 눈물들을 백중날, 칠성날 즈음하는 이 오뉴월 탱볕에 그들은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굶어서 죽지요... 죽을때 되면 물 한모금도 목구멍에 못 넘긴다는 사실을.. 평생을 자유스럽게 내몰고 들이쉰 내 숨조차  너무나 힘들어 결국 아주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우리들 모두의 마지막가는  저승길..   혀가 굳어져서 죽게 되면 의사표현도 서로에게 못하겠지요... 눈뜰 힘도 없어요..죽을때 되면요..  자식이라는 표식이 없이 사대는 헝클어져 감지를 못하는데도 희한하게도 부모는 죽는 순간에 염력으로  평생 키운 자기 자식을 귀신같이 느낌으로 알아본답니다.   알수 있을것 같아요... 우리도 저 나이때가 되면... 그리운 자식 실루엣하나... 인기척 하나만이라도 말입니다.   모든 축생들은 어미가 자식을 절대 버리는 법 없어요.. 만물의 영장 지혜많은 사람들만  자신의 필요에 의해 자기 자식을 버리고... 합리화시키며...또 새로운 내일의 업을 만들어간답니다.   그 자식은 커서 부모가 죄의식없이 나를 버렸듯이 또 아끼고 사랑한 내 자식을 헌신짝처럼 쉽게 버리겠지요..   부처님 제자되고 나서야 깨닫게 되네요... 태산같은 부모님 은혜... 부모은중경 내용 하나하나  한말씀 모두 소중한 참된 진리라는것을.....   부처님...감사합니다...                            무심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