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여유

[차한잔의 여유] 그대가 늙거던...

김용주 시인 2017. 10. 31. 15:03

    그대가 늙거던 그대 늙어서 머리 희어지고 잠이 많아져 난로 옆에서 졸게 되거든 이 책을 꺼내서 천천히 읽어라 그리고 한때 그대의 눈이 지녔던 부드러운 눈매와 깊은 그늘을 꿈꾸라 그대의 기쁨에 찬 우아한 순간들을 얼마나 사랑했으며 그릇된 혹은 참된 사랑으로 그대의 아름다움을 사랑했는지를 그러나 어떤이는 그대의 떠도는 방량벽을 사랑했고 그대 변한 얼굴의슬픔을 사랑했음을 그리고 난롯가의 붉게타는 방책 옆에 몸을 굽히고 조금은 슬프게 중얼 그려라 남몰래 높은 산 걷기를 얼마나 좋아하고 그의 얼굴을 별무리 속에 감췄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