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피리 간곳없고 ... 시인 / 미랑 이 수 정
그땐 그야말로 푸른 오월 보리 노릇노릇 알알이 익어가던 보리피리 황금의 들판이었죠! 떠질 듯 무르익은 어머니 가슴이었죠. 단발머리 까까머리 옹기종기 모여앉아 보리피리 풀피리 다투어 불어제치던 그 시절 그 소리 양지 녘 언덕 울타리 너머 울러 퍼질 때 바람 따라 보리이랑들 인사를 했죠. …….허나 이젠 모다 옛일. 어머니의 젖줄 같으던 실개천은 칙칙 키키 하여 차마 손도 담글 수 없고 우리 누렁이 황소 즐겨 뜯던 풀밭은 온통 회색의 시멘트 건물에 덮여버려 저무는 땅거미 속 그림자처럼 드러누웠네. 보리피리소리에 보리누름 일렁이던 들판 황소울음 울리던 그 울타린 죄 어디 가고 할머니 할아버지 추억 자리엔 넓어진 신작로마다 흙먼지만 자옥이 남아 보리피리 간 곳 없고 하늘만 희뿌옇다네.
63 빌딩에서
lions 총재취임식장에서 즐거운 한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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