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포토영상, 유머

철든 닭과 개

김용주 시인 2013. 1. 28. 04:09
 


   철든 닭과 개

 

   앞집 수탉은

   아침에 꼬꼬댁하고 홰를 치고
   뒷집 진돗개는 외부 사람이 접근하면
   짖어대는 게 일과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닭과 개는 조용하기만 했다.
   하루는 개가 닭에게 물었다.

   "넌 왜 새벽에 홰를 치지 않니?"

   닭 가라사대
   "우리집 아저씨가

   백수 되었는디 새벽에
   잠을 깨워서 쓰겠니?

   넌 왜

   새벽에 짖지 않고 조용한겨?
   요즘

   그 흔한 성대수술이라도 했냐?"
   라고 하자,

   개가 대답했다.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세상천지를 봐도
   모두가 도둑놈들 판인데
   짖어본들 뭐하노...

   내 입만 아프지"

 

♥시음사 블랙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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