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깊은 의미[2]
시인 박 형 서
하얀 고독의 유리창, 그 좁은 틈새로 연어 닮은 물고기가 빛처럼 지나가고 내가 쌓은 고립의 성문, 그 문 사이로
고독함으로, 더욱 소중하게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들이 선명하게 스쳐간다
달빛 속, 사람들이 달무리로 다가오고 별빛 속, 타인들이 은하수로 내려온다 아스팔트 같은 회색의 삶을 살면서도 달빛과 별빛들을 얼마나 그리워했던가 보고 싶다. 그리워진다. 돌아가고 싶다 부딪히며 살던 삶의 정겨움을 느꼈기에 고독함으로, 삶의 깊은 의미를 깨달았다 고독의 심연을 벗어나와, 섬을 떠나며 홀로 머물던 시간의 심오함을 헤아린다 쓰리니까 고독이고, 외로운 고립이었고 아프니까 삶이었고, 눈물겨운 허무였다 떠나왔던 원점으로 발걸음을 되돌릴 때, 삶의 깨달음이 짙은 고독으로 다가왔다 노란 달빛과 별빛들이 어둠위로 내려와서 달빛은 고독 속에 스며들어, 빛으로 남고 별빛은 삶속의 어둠과 고독만을 잠재운다 사다리를 타고서, 고독의 늪을 빠져나와 사다리를 오르며, 작은 섬을 뒤로한 채 낡은 목선타고 밤바다의 해로를 따라서 삶의 로프를 붙잡고, 작은 섬을 떠난다 어둠을 밝혀주는 빨간 비상구의 불빛처럼 어디선가 달빛과 별빛들이 깊이 스며들어 어두워진 바다의 해로를 등대처럼 밝힌다 가슴 속에 고독의 섬, 간직하고 떠나련만 정녕 고독의 심연은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이제야 고독의 깊은 의미를 깨달아 가지만 홀로 갇힌 고립의 순간은 너무 숙연했었다
14. 9. 5 블랙홀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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