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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설원의 겨울만을 살았다
스스로 고립을 택하여 머무른 섬 그 곳은 하얀 설원이었다 홀로 머물고 싶었기에 그 섬은 외로운 유배지 였다
거친 삶의 광야길을 함께 걷자 약속했었는데 언약속의 동행인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떠나간 그 자리에 바람만 불어온다
권력과 허영만이 전부인 세상에 문학도 죽고, 우정도 죽고 사랑도 죽고,시인들도 죽어갔다 그리고 서재의 시집들도 사라져갔다
그런 상실감에 온 몸을 떨면서 겨울잠도 잊은 채 한 그루 외로운 나무처럼 하얀 설원만을 외롭게 걸어간다
하얀 겨울, 하얀 들판만 이어질 색깔있는 것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기에 가을에도 겨울을 살았다 떨어지는 낙엽들이 눈꽃처럼 보여서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다
여름에도 겨울을 살았었다 내리는 여름비가 흰 눈처럼 보여서 더위마저 하얀 겨울 추위로 느껴져서 두터운 옷을 겹겹이 걸친 채 오직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다
스스로 선택한 좁은길의 내 삶이 온통 겨울인 까닭에 끝없이 길게 이어지는 하얀 설원의 겨울만을 살았다
그러나 설원의 겨울 속 기다림의 세 계절이 숨겨져 있었다
14. 12. 11. 블랙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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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연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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