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학 / 겨울바다
더보기백학(Cranes)내게는 이따금씩 다음과 같이 생각되곤 한다. 피비린내 나는 들판에서 돌아오지 않은 병사들이 언젠가 우리 조국 땅에 묻히지 않고, 백학으로 변해버렸다고. 그들이 저 아득한 시절부터 지금까지 날아다니며 우리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하늘을 바라보며, 그렇게 자주 그리고 슬프게 말을 잊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닌가? 때가 오면, 백학의 무리와 함께 나도 저 회청색 안개 속으로 흘러가리라, 하늘 아래 새처럼, 지상에 두고 온 당신들 모두의 이름을 소리내어 부르며. 젊음의 추억이 숨쉬는 블랙홀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