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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참새구이 / 김용주

김용주 시인 2015. 6. 27. 00:07


 참새구이 / 김용주
나 잘 나갈 적엔
그 인간들 참새같이 
내 멍석으로 날아와
요란 법석하게
막 쪼아 대더니만
멍석이 점점 작아지니
내가 덫을 놓아
혹여 솜털 하나라도
빼앗아 갈까봐
꽁지 빠지게 날아간
가련한 참새 떼구나
울컥한 심정에서
참새구이로
쇄주잔을 기울이며
펑펑 울고 싶지만
내가 가까스로 
눈물을 삼키는 것은
태양은 반드시
지고 뜬다는 까닭이다
난 오늘 우울해
출처 : 시와 음악과 사랑이 있는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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