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그대 삶이 힘겨울때 / 김용주

김용주 시인 2017. 10. 31. 22:41

 

그대 삶이 힘겨울 때 

 

새벽의 여명이

밝아 오는 순간까지

 밤이 낮인 듯

 

별빛이 살며시 찾아드는

호젓의 초소에서

올뺌이 같은 눈빛이 번득,

 

찬 바람을 가슴에 품고

희미한 랜턴 불빛에

담력을 실어 동선을 순찰도는

황혼의 경비원들

 

자난 화려한 세월들을

 눈물로 훔쳐내면서


안개낀 노을의 여졍을 

고개 숙인 침묵속에서

앞만 보며 걸어 가련만,

 

그대 그러한 모습들이

맑은 샘물,

생명의 분수처럼 높이 솟구치기에

무지개 빛 물보라가

참 아름답게 보입니다

 

저 가까이 보이는

현대판 고려장

푸른색 조명의 요양병원,

언젠가는 우리네도

북망산천으로 가야 하겠지


세월의 무상함에

사후 세계가 두려워 집니다


작그만 기전실의 창틀 밖

별빛에 졸음을 꽁꽁 묶어 놓고

봉지커피 하나를

슬픈 미소와 믹서해서

종이 컵으로 한잔 마시면,


아파트 뜨락으로

쏟아져 내리는 듯한 은하수

은빛 샛별을 헤아리며

지쳐가는 시간 만큼

 

꿈결같은 그대 사랑의 포근한

체온을 느껴보면서

회한의 눈물 방울 방울

내 마음을 다스려 봅니다

 

분명, 나의 행복은

그리 멀리 있지 않을 꺼라고

 

풍지대 기전실에서 야근하며.

김용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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