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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夜行 / 坂本冬美 [하얀 어둠 속을 걸어요 - 사카모토후유미]

김용주 시인 2017. 3. 31. 18:45


하얀 어둠 속을 걸어요 - 사카모토후유미


세상 저 편의 그 맞은편에서

우리 만나나요

아니면 죽는 건가요
안기더라도, 당신께 안기더라도
끝도 없이 모두 타버리는 몸이라면
죽여주세요. 이 목숨을

년의 사랑을 회피하는 남자의

화려한 겉치레에
여자는 마음에 귀신이 있어요.

억누를 수 없는 귀신이 있어요


길의 바다라면

난 버려진 쪽배 같은 신세
 내가 몸을 던져 죽을까요?

아니면 당신이 날 껴안을 건가요

파도가 와요. 파도가 몰려와요
젖가슴의 안쪽까지, 등까지
잠들게 해주세요. 이 알몸을

현세의 꿈만으로

설령 약속을 품고 간직하더라도
여자에 안착하는 귀신이 있어요

울며 날뛰는 귀신이 있어요


년의 사랑을 회피하는

남자의 화려한 겉치레에

여자는 마음에 귀신이 있어요.

억누를 수 없는 귀신이 있어요


-블랙홀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