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를 깨트리는 개 풀 뜯는 소리 개 풀 뜯는 소리 [김용주]
한 폭, 그림 같은 겨울 하늘의 아침 햇살, 뭉게 구름 흐르고
봄날 같은 따스한 비번을 네게 안겨 주련만, 심연의 고통으로 내 마음을 安住 못하니 오늘은 어디로 가서 고독을 벗 삼아 이 허전함을 채울까나 낚시 가방 달랑 메고 난, 소류지 좌대로 가네
반딧불 보다 더 흐릿해진 사랑의 불씨. 모닥불 피우 듯 까만 강물 위에 초록 빛깔 케미 불을 밝혀 부채형으로 낚시대를 셋팅 하나니 붕어도 잉어도 피라미들도 들쭉 날쭉 그리움을 몰고 다녀 오롯이 애간장만 태우네 속절없는 사랑, 연정을 내 마음에 담아 추억을 곱씹는 밤, 심술스런 서리가 온 몸에 살포시 내려 앉아 하얀 입김 훅 불었더니 그녀의 환상, 홍조띤 얼굴로 웃음 짓네
흐늑거리는 신음, 엉! 물귀신이 오는 소리인가
담배 한 까치 입에 물고 가만히 귀 기울리니 옆 좌대 개뿔같은 남녀가 개 풀 뜯는 소리를 지르네 비번 날의 언저리 겨우 환한 웃음 지려 했는데 그 웃음을 앗아간 바람과 불륜의 잡탕 소리, 젠장, 저 인간들 꼬락서니 보니 한 지붕이 아닌 듯 여보슈 그대들 정사[情事] 아름답지가 않구먼 나 역겨워서 그만 집에 가리라 |
출처 : 시와 음악과 사랑이 있는곳
글쓴이 : 김용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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