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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고요를 깨트리는 개 풀 뜯는 소리 / 김용주

김용주 시인 2018. 1. 29. 16:51


고요를 깨트리는 개 풀 뜯는 소리


개 풀 뜯는 소리


[김용주]


한 폭, 그림 같은

겨울 하늘의 아침 햇살,

뭉게 구름 흐르고


그 청렴함이

봄날 같은 따스한 비번을

네게 안겨 주련만,

심연의 고통으로

 내  마음을 安住 못하니


오늘은 어디로 가서

고독을 벗 삼아

이 허전함을 채울까나


낚시 가방 달랑 메고

난, 소류지 좌대로 가네


반딧불  보다

흐릿해진 사랑의 불씨.

 모닥불 피우 듯


까만 강물 위에

초록 빛깔 케미 불을 밝혀

부채형으로

낚시대를 셋팅 하나니


붕어도 잉어도

피라미들도 들쭉 날쭉

그리움을 몰고 다녀

오롯이 애간장만 태우네


속절없는 사랑,

연정을 내 마음에 담아

추억을 곱씹는 밤,


심술스런 서리가

온 몸에 살포시 내려 앉아

하얀 입김 훅 불었더니


그녀의 환상,

홍조띤 얼굴로 웃음 짓네


어디선가 고요를 깨우는

흐늑거리는 신음,

엉! 물귀신이 오는 소리인가


담배 한 까치 입에 물고

가만히 귀 기울리니

옆 좌대 개뿔같은 남녀가

개 풀 뜯는 소리를 지르네


비번 날의 언저리

겨우 환한 웃음 지려 했는데

그 웃음을 앗아간

바람과 불륜의 잡탕 소리,


젠장,

저 인간들 꼬락서니 보니

한 지붕이 아닌 듯


여보슈 그대들 정사[情事]

아름답지가 않구먼

나 역겨워서 그만 집에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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