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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Re: 쓸쓸한 병실에서, 아픈 사랑을 깨달았습니다 (1) / 박 형 서

김용주 시인 2010. 11. 24. 10:55

    쓸쓸한 병실에서, 아픈 사랑을 깨달았습니다 (1) 글 / 시인 박 형 서 불꺼진 병실 안, 빈 의자에 앉아서 그녀의 차가운 손 부여잡은 채 내게 전한 그 사랑을 헤아려 봅니다 동행의 이름으로 함께 걷자 하였는데 그 작은 약속마저 지키지 못했기에 내 사랑 아무것도 전한 것이 없습니다 회개의 아픈 마음 그대로 안고서 밤새워 그대 위해 기도 했으련만 눈물로 묻어나는 아픔만 있을 뿐 후회의 아쉬움에 고개를 숙입니다 왜 그렇게 그 사랑을 몰랐던 것일까 외로운 병실에서 내 마음을 전하지만 그녀의 힘겨운 숨 소리만 들려올 뿐 창 밖의 바람 마저 잠들어 있습니다 삶에 지쳐 갈대처럼 쓰러졌어도 깊이 잠든 당신은 내 사람입니다 나만을 지키려고 힘겨움만 남았어도 지쳐 잠든 당신은 내 사람입니다 잎새를 떨구며 가을 나무로 남은 당신 나를 위해 피워냈던 그 사랑의 잎새마저 바람결에 떨어져 갈색 낙엽으로 쌓이고 당신은 여린 빈가지로 잠들어 있습니다 빈가지로 남은 삶을 지켜줘야 하기에 그 누구도 당신 생명 데려가지 못하도록 그대 두 손 붙잡은 채 떨고 있습니다 세상이 온통 절망으로 가득할 때 그대 내게 쏟았던 그 사랑 때문에 방황속의 아픔들을 추스렸습니다 가을로만 가득한 쓸쓸한 병실에서 그녀가 남긴 독백을 가슴으로 들으며 이제야 그대 사랑 깨달았습니다


 
 

 

 

 

 

 

출처 : 시와 음악과 사랑이 있는곳
글쓴이 : 블랙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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