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좋은글

나도, 네 속에서 눈물짓고 있었어

김용주 시인 2010. 11. 25. 17:00

 

나도, 네 속에서 눈물짓고 있었어

 

                 글 / 시인 박 형 서

 

지쳐서 쓰러질듯한 연약한 모습으로

슬픈 네가 내 속에서 울고있던 날

너의 아픔마저 헤아리지 못한 채

나도 네 속에서 눈물짓고 있었어

 

하얀 낮달처럼 창백해진 그 얼굴로

네가 내 손길을 기다리던 날에도

흔들리는 내 삶이 어지럽고 힘겨워

나도 너의 위로만을 기다리고 있었지

 

네 아픈 눈물조차 닦아줄 수 없었던

너보다 더 추운 나무 닮은 나였어

너의 지친 어깨를 안아줄 수 없었던

너보다 더 가슴아픈 고통속의 나였지

 

바람불고 비오는 광야같은 세상에서

따스한 사랑만을, 서로 원하고 있었지만

그런 사랑 하나 간직하지 못했음은

거친 삶이 무겁고 힘겨웠던 까닭일까

 

방황속의 네 고통을 함께 할 수 없었던

너보다 더 쓸쓸했던 가을 닮은 나였지

너의 차가운 마음마저 녹여주지 못했던

너보다 더 외로운 갈대 같은 나였어

 

원했지만 이룰 수 없는 사랑이었기에

너와 나는 돌아서서 걸어가고 있었지

누군가를 찾으려고 아주 멀리 떠나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