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 그리고 미완의 사랑
글 / 박 형 서
세찬 비바람이 가슴으로 불어오는 이별의 고통 앞에 내가 무너질 때 언약의 사랑은 갈대처럼 흔들렸다
서로의 가슴 벽에 깊숙이 뿌리내린 영혼 속에 자리한 심오한 사랑마저 헤어짐과 균열의 굵은 선을 긋는다
그 많은 세월의 거친 길을 걸으면서 동행으로 시작된, 운명적인 사랑인데 아쉬움의 편지조차 남기지 않은 채 뒷모습만 보이며 서서히 멀어진다
미련없이 보내는 나무닮은 한 사람, 젖어든 눈동자엔 눈물만 고여 들고 살얼음 결 짓는 소리들의 들려오면 차오르는 눈물을 목으로 삼키련만,
바람만 불어오는 빈 둥지의 허전함, 그 사랑을 찾고 싶은 마지막 염원으로 타오르는 갈증을 다스리지 못한 채 긴 밤을 지새우며 기도원에 엎드려 간절한 애원만을 그 분에게 쏟아낸다
애태우며 가슴 치는 묵상의 기도속에 찬 마루는 안타까운 눈물로 젖어들고 암막커튼 틈새로 새벽빛은 스며드는데 사랑은 어둠 속에 이미 잠들고 있었다
어느 날, 그녀는 새처럼 훌쩍 날아가고, 한 사람은 나목처럼 그 자리를 지키며 이별의 아픔만을 껴안고 살아가야 하는 기다림의 서글픈 사랑은 언제나 끝날까
문득 고개들어 낮아진 하늘을 바라본다 너를 닮은 하얀달도 빛 속으로 사라지고 이젠 보이지 않는 사랑으로 남았을 뿐 헤어짐의 갈림길, 외롭게 고개를 숙인다
몇 번의 가을이 내 곁을 스쳐 지나간 후, 그 많은 애증마저 사랑으로 간직됨은 끝났지만, 그 사랑이 다시 시작되면서 미완의 사랑이 다가오는 순간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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