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색되는 낙엽을 보며 / 김용주
초소의 좁은 공간에서 온 몸을 촉촉이 젖히는 빗물같은 땀, 낡은 선풍기 앞에 고개숙인 목각인형처럼 작은 의자에 앉아 있는 내 모습, 스쳐가는 동정의 눈빛이 너무나 싫어 신음소리 조차 목 울대 안으로 삼킵니다 심오한 마음, 담배연기를 허공으로 동그랗게 내 품으면서 뜨락, 나뭇가지에 노랗고 붉게 채색되는 갈잎을 보며 지난 나날을 헤아립니다 내 삶의 종착역이 어디 쯤 왔을까 저 세상은 있는 걸까 절망의 갈잎 사이로 한줌 햇살이 반짝입니다 사랑의 그리움이 살속으로 져며오는 가을날의 추억, 그 아픔을 속으로 삭인 채색된 낙엽들이 참, 아름답게 보입니다 16. 09.20 -시와 음악과 사랑이 있는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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