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개 풀 뜯는 소리

김용주 시인 2018. 1. 19. 21:27


고요를 깨트리는 개 풀 뜯는 소리


개 풀 뜯는 소리


[김용주]




한 폭, 그림 같은
겨울의 아침 햇살,
하늘엔 뭉게 구름 흐르고

그 청렴함이

봄날 같은 따스한 비번을
네게 안겨 주련만,


심연의 고통으로
 내  마음을 安住 못하니



오늘은 어디로 가서
고독을 벗 삼아
이 허전함을 채울까나


낚시 가방 달랑 메고
난, 소류지 좌대로 가네


반딧불  보다
흐릿해진 사랑의 불씨.
 모닥불 피우 듯


까만 강물 위에
초록 빛깔 케미 불을 밝혀
둥근 부채형으로
낚시대를 셋팅 하나니



붕어도 잉어도
피라미들도 들쭉 날쭉
그리움을 몰고 다녀
오롯이 애간장만 태우네




속절없는 사랑,
연정을 내 마음에 담아
추억을 곱씹는 밤,


심술스런 서리가
온 몸에 살포시 내려 앉아

하얀 입김 훅 불었더니


그녀의 환상,
홍조띤 얼굴로 웃음 짓네

어디선가 고요를 깨우는

흐늑거리는 신음,

엉! 물귀신이 오는 소리인가







담배 한 까치 입에 물고
가만히 귀 기울리니





옆 좌대 개뿔같은  남녀가
개 풀 뜯는 소리를 지르네



비번 날의 언저리
겨우 환한 웃음 지려 했는데
그 웃음을 앗아간
바람과 불륜의 잡탕 소리,


젠장,
저 인간들 꼬락서니 보니
한 지붕이 아닌 듯


여보슈 그대들 정사[情事]아름답지가 않구먼나 역겨워서 그만 집에 가리라












 

 

'김용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의 애환 / 김용주  (0) 2018.01.26
흔들리는 마음 / 김용주  (0) 2018.01.19
몽니 / 김용주  (0) 2018.01.06
찬 서리 밟으며.../ 김용주  (0) 2018.01.03
눈! 포근하지 / 김용주  (0) 2017.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