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몽환 / 김용주

김용주 시인 2018. 9. 26. 17:30




몽환 / 김용주


숲속의 작은 왕국에는
병정 분대가
나라를 지키면서
백성과 어울려 행복하게 살았다


세월이 흘러 흘러
나라는 태평성대의 시대,
병정들도 덩달아 

둥실 둥실 춤을 추었는데


오만 불손한 병정 한명이
허구한 날 
환각酒 먹고 개판치더니만
지가 왕이라 착각,


 누구에게나

창을 겨누다가 방패로 막고
천태만상으로 날뛰었다


저 창끝이 언젠가는
내 심장을 겨냥하겠지
가슴 옥죄던 동료 병정들이
왕에게 읍소 하였고,


왕은  대신들을 모아
몽환병에 걸린 
저 눔을 어찌할까 저찌할까 
전전긍긍하다가


그냥 더 넓은 세상에 나가
술을 아가리에 쳐붓던  말던
자유롭게 살라 했다


방출에 앙심을 품은 주정꾼,

자기를 도와 줄
지원군이 곧 오리라  믿고,


살모사같은 눈빛으로

미친듯이

나라 안을 창칼로 휘두르다가


어느날 밤,

주둥이와 두손 꽁꽁 묶힌 체,

피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저승사자에게 이끌려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깨갱

- 블랙홀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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