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 김용주

김용주 시인 2018. 9. 6. 18:34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김용주]


아파트 뜰에 사는

깜냥이도 까치도 산새들도


배고파 목숨 걸고

찾아드는  들쥐도

주홍빛 산비둘기 한쌍도

그리고 나도


태양의 작열에

삶의 아픔을 토해내

상처를 치유했나니


하늘은 구름바다

흐르는 뭉게구름은

내 가심을 울리는 그리움


九月의 햇살에

뜨락 울타리 작은 언덕에는

코스모스 꽃의  무희


나팔꽃은 전별을 고하는 듯

고개 숙인 꽃술이

추풍에 나풀거리네


가을 사랑,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

보고픈  얼굴은

이제 잊어야 할 사람,


들녘,  오솔길

각색의  코스모스 꽃들은

그  누구를  위해서 

저토록 향연을 펼치는 걸까


저 꽃의 향연은

내 곁에   잠시  머물다가 

가버린 사랑을

사사 (賜死)하는 굿판일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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