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축 / 김용주
귀빠진 이른 아침,
우리집 고양이가
벌러덩 살갑게도 애교를 부린다.
삶에 지친 내 육신.
따끈한 미역국 한사발 그립다만.
카톡 카톡
현해탄 너머 작은아들 내외
축하의 전화,
나 혼자가 아니잖아 흐믓하다.
그래 궁상을 떨치자
삼양라면 하나 팔팔 끊여서
찬밥 한덩이 쑥 넣고
큰아들이 미리 사준 케익에
촛불을 밝혀
냥이 이눔아 우리 자축하자,
창밖, 하얀 찔레꽃 사이에서
노란 백합이 살짝 웃음짓으니
뭐 행복이 따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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