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이유 / 김용주
비온뒷끝 동녘 하늘에 깔린
새털구름을 보면
내 곁을 떠나간 그녀가 생각난다.
망상을 떨치려
난, 낚시가방 딸랑 둘러메고
어느 산기슭아래 낚시터로 달려가
낚시줄을 던지련만
코로나 여파일까
강태공하나 없는 소류지 둑방엔
개망초 꽃이 나를 반겨준다
그대! 내가 진실을 말할까.
언제고 우리가 만날수가 있다면
오해와 갈등을 풀고
정녕,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 파문이는 강물위에
낮달이 고개를 빼꼼 내밀며
그 사랑은 타인의 사랑이 되었잖아
이렇게 말해 줍니다
이 애절함을 초가을
강바람에 띄어 보내면서
내 삶에 붉은 깃발을 꼽고 싶은 욕망,
그게 마지막 이유랍니다
낚시터에서 반나절,
난, 물고기와 침묵의 벗이 되어
허무의 불꽃을 사위고
귀소본능처럼 집에 되돌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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