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백기를 꽂다 / 김용주

김용주 시인 2022. 7. 1. 08:21

백기를 꽂다 / 김용주

잠결에 몽유병자 처럼
소류지에 다다라
물안개 자욱한 물위에
낚시줄 던져 놓고
넋나간 내 그림자 하나
 
情하나 끊지 못해
가슴앓이 하는 시간
고호의 별님이 물속에서
얼굴을 쑥 내밀고
넌, 바보야 쏘아댄다
 
달빛에 젖은 풀잎도
꽈배기처럼 빌빌 꼬인
사랑의 집착에
활시위를 멈추라 한다
 
그래 그래 지금
난, 그대의 환영(幻影)에
백기를 꽂고
이밤, 붕어와 벗이 되어
쇄주 잔을 들고
허무의 불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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