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170

에라이 잡것아 / 김용주

에라이 잡것아 / 김용주 여봐라 잡것아 너, 三綱五倫 아르렸다 난, 예전에 너와 달리 귀족이였다. 그러닌까 젊은날 비젼을 가슴에 안고 눈썹이 휘날리도록 목적지에 다다라 금수저로 별의 별맛 다 봤지 우화 잡것아 우리네 인생, 쉼없이 가는 세월을 어케 잡는당가 언젠가는 너도 나도 사후세계로 가야할 것을 그리도 오지랖을 떨고 사느냐 어라 이눔아 넌, 나보다 호호백발 할배로 보인다 쪼글쪼글 꾸부렁한 몸뚱이가 곧 火葬이 되겠구먼 주젤 모르고 그 누굴 탓하고 있느뇨 워워 멈춰라 잡눔아 그것이 무신 벼슬아치도 아니건만 그리도 상전 노릇을 하고 싶더냐 지나가는 개도 웃고 간다 요눔아 잘들어 봐 나는 지금 말이지 개똥밭에 굴러도 인간답게 살거든 헤이 변아, 내가 한 수 아르켜 줄까 너 누런 수의 걸치고 널판에 등짝 눕히..

김용주 2021.06.28

눈꽃 애상 / 김용주

눈꽃 애상 / 김용주 대학 졸업반 시절의 연정, 그녀의 모은행 합격을 자축하자며, 우린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스카이 라운지에서 와인 잔을 높이 들자고 약속했건만 그녀는 오지않고 낯선 사람들만 들쑥날쑥한다. 혹여 무슨 일이 있는걸까 내 열기는 라운지 입구로 튕겨나가 촛침을 붙잡고 있을 때, 눈꽃이 살짝 피어진 작은 벤치에는 내 또래 아베크족들 숨결이 가득하고 난, 가로등 그림자로 서성거렸다. 밤 하늘엔.눈꽃의 향연, 칼바람이 그녀의 싸늘한 환상을 몰고와 내 뒷통수를 툭치고 지나간다 이 애틋함을 어찌 할까나 그 날밤, 그녀는 눈꽃처럼 흔적없이 사라져버렸다.

김용주 2021.06.26

비온뒤끝 / 김용주

비온뒤끝 / 김용주 그리운 사람아 그댄 행복한가. 비온 뒷끝 침묵하던 앵두가 쓰윽 고개를 내밀고 엥두가시에 찔린 내 손가락 붉은 선혈이 선명하네 내면의 뜨락엔 따스한 햇살, 때맞쳐 찾아와 밥 달라는 길냥이 한쌍이 벌러덩, 참새. 비둘기도 기웃거리네 그려 맘껏 먹고 가렴 아침엔 까치가 까악 까악 내 숨통이 트일까나 그리움의 바람, 그대 실루엣 환상이 가까이 보이네 제너머 숲속의 옹달샘. 달콤쌉쌀했던 엥두의 사랑은 철천지 원수인 양 개여울에 서서 독소를 풀고 있구나 .

김용주 2021.06.19

이밤 한잔 또 한잔 / 김용주

이밤 한잔 또 한잔 / 김용주 추님과 윤님의 끗발 싸움으로 정국은 혼탁하고, 요놈의 코로나 확산으로 민생은 맨땅에 헤딩을 하나니 어쩌면 해고장이 비수처럼 내 심장을 꿰뚫을까 그대 눈초리가 두렵기에 이 밤,서제에 틀어박혀 갈가리 찢어지는 속앓이, 쇄주잔에 머리를 처박는다 하나 둘 셋 덧셈을 하면 얼마 안남은 인생, 이 몸이 철천지 왠수랑가 구름을 잡던 회한의 눈물. 한잔 더 마셔야 할 술아 전신이 후들후들 떨리는구나 내 마음 연을 타고 훨훨 저 별을 만나면 좋겠다.만 에라 집념을 부스스 닫자 날이 밝으면 션한 매생이국 한사발에 두 눈을 부릅뜨고 낚시터로 달려가서 고독과 한나절을 보내도 또 내일.

김용주 2020.12.12

늘그막사랑 / 김용주

늘그막 사랑 / 김용주 그대와 헤어진 후, 너무나 분하고 우울해 가슴 찢기는 듯한 아픔, 단풍나무를 스쳐가는 간들바람에도 내 맘, 낙엽처럼 뒹굴고 자지러운 까치소리에 그리움이 지쳐만 간다 그대 속내는 길고 긴 터널속에 안개, 무얼 원하는지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할까나 그래 그래 우린 처음부터 인연이 아니라는 거 이젠 공감할 터, 애절히 그대 옷자락 잡은들 내안에 개양귀비 꽃. 늘그막 사랑 쇄주잔에 자괴감이 출렁거린다 20. 11. 06 블랙홀1

김용주 2020.11.06

호롱불 밝혀 / 김용주

호롱불 밝혀 / 김용주 그리움이 사뭇치는 밤, 단풍 고운 숲속엔 은갈색 억새 무리의 춤사위. 만월이라 둥근 달, 산마루 달빛에 비춰지는 그녀의 실루엣 환상이 피멍이 든 내 가심을 옥죄어 온다 달을 품은 산새도 벨벳 날개를 펄럭이며 사랑을 하듯 애증은 일일초 꽃잎처럼 겹겹이 쌓여지는 추억 그러기에 난, 처마에 호롱불을 밝혀 단절된 사랑, 침묵의 벽을 허물고 있다

김용주 2020.10.23

백치가 되어 / 김용주

백치가 되어 김용주 우리가 갈라 선후 난, 백치처럼 허상만 붙들고 살면서 때론, 먼 별을 바라보며 아픔 맘, 더 저미는 건 그리움때문일까 무릇 가슴벽에 응어리진 사랑의 상처를 치유하는 거겠지 뉘엿뉘엿 지는 삶, 이는 강바람 너울에 장대 낚시줄 저 만큼 던져놓고 강기슭에 아담하게 텐트 집을 지어 남은 생 오가며 살다가 그러하다가 흐르는 곡은 Chanson Pour Milan ... Ernestine 모음입니다

김용주 2020.10.11

이밤 술잔엔 / 김용주

이밤 술잔엔...김용주 거실 인켈 오디오에서 내 심장을 강열하게 때려주는 슬픈 탱고 리듬의 선율이 이밤,적막을 깨운다 별밭 창밖엔 그녀가 홍조띈 얼굴로 방긋 웃고 있네 허상을 바라본 그리움은 흩뿌려진 향기, 너를 잊어야 만이 내가 살것만 같아 내 그림자와 고독의 술잔을 마주 들고 미친듯이 엇박자 포스텝을 밟으며 탱고 춤을 춘다 잃어버린 시간, 그대 늪에서 나오려는 듯 이내 몸부림 친다

김용주 2020.10.11

조락단풍아 / 김용주

조락 단풍아 / 김용주 아 가을아 내 가슴에서 와르르 무너져 내린 그 사랑을 더는 그립게 하지마 허전한 맘, 별밤 산책로 거닐어도 소슬바람이 빈 가슴 외롭게 하네 조락단풍아 산자락에서 뒹구는 너네 모습이 누옥에 누더기 걸친 내 삶처럼 짠한 낙엽이 되어 홍진[紅塵]에 흩날리는가 스윗한 우리 사랑도 아스라한 추억, 그댄, 나를 아프게 한 그 패악을 정녕, 후회하지 않는가

김용주 2020.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