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170

어쩐다고 / 김용주

어쩐다고 / 김용주 내 숨결이 썩은 동아줄에 매달려 아등바등 선과악 탈춤을 추어도 사랑과 야망은 개나발 행복 한줌 소박한 그 꿈도 물거품이였다, 운명이 그러하듯 어허 어어어 어리넘자 어허어 좁은길도 널리잡아 질도 없이라 넘어간다. 어허 어어어 어라넘자 어허어 곡소리 상여 타려만 두 주먹 불끈 쥐고 황폐한 바람벽을 붙잡아도 날개 꺽인 인생 난, 그 무엇을 바라는가, 삶의 촛침은 웃음속에 눈물이요 눈물속에 허탈한 미소인 걸 그저 그렇게 살다 가지 어쩐다고 고개숙여 사는걸까 .

김용주 2022.05.16

이밤 술잔을 들고 / 김용주

이 밤 술잔을 들고 [김용주] 오늘 밤은 내 작은 거실 티비 장식장 위에 뿌연 먼지 소복이 쌓인채 덩그러이 잠자던 인켈 턴테이블 오디오에서 영끌까지 아려지는 비감의 블루스 선율이 까만 적막을 똑똑 노크한다 별밭 창밖엔 내 곁을 떠나간 홍조띈 그녀의 미소, 허상을 바라본 그리움은 내 안에 흩뿌려진 향기 그래 그댈 잊어야 만이 세월의 물결 따라 내가 살수 있을것 같기에 난, 달무리에 비춰진 내 그림자와 어우러 몽환의 술잔을 들고 트윙클 지그재그 스탭으로 미친듯 덜덜이 춤을 춘다 망각의 곡선 사랑의 늪에서 헤처 나오려는 듯 이내 몸 부림친다 .

김용주 2022.05.13

호롱불을 밝혀 / 김용주

호롱불을 밝혀 [김용주] 고독이 아픈 밤 풀내음 그윽한 숲속엔 꽃 무리의 춤사위 만월이라 둥근달 산마루 달빛에 걸친 그립든 그녀의 환영(幻影)이 애증의 아픔으로 내 가슴을 옥죄온다 미명이 밝아 오면 그 사랑은 상사화 꽃잎처럼 빛바랜 추억 심연의 고통이련만 난, 호롱불 밝혀 단절된 사랑 침묵의 벽을 허물고 있나니 내 삶, 가히 무심하구나

김용주 2022.05.08

흰 국화 한송이/ 김용주

흰 국화 한송이 / 김용주 울컥 눈물이 난다 내 삶의 발서슴 자꾸만 두리번 거려도 가슴에 꽃 대궐 지어 놓고 어커펏 치던 패기 허공과 바람 허무이더라 그런들 어쩌랴 똥밭 세상을 지척이는 억겁의 삶 이제는 여한이 없다만 이내 몸 병 들어 요양원 하얀 시트 위에 등짝을 눕히다가 누런 삼베로 온몸을 휘감고 이승을 떠나는 날, 송장냄새 풍기면 어떡하나 혹여, 눈물 한방울 흰 국화 한송이 나눠줄 그 누구 있을까나

김용주 2022.05.04

야 인마 너 팔자다 / 김용주

야 인마 너 팔자다 [김용주] 두 주먹 불끈 쥐고 별을 따 가슴에 달고파 숨을 헐떡이며 촛침 위를 달려 보지만 난, 한물간 인간이다 지난 세월을 반추하면 끈적거리던 애착, 밑도 끝도 없는 욕망, 과연, 난 무엇을 얻었을까나 삶의 종착역에 다다라 개살구 인생인 것을 문득 떠난 님 그리워 까닭없이 흐르는 눈물 그 사랑은 참 아팠다 그리움이 무채색으로 흐릿한 이 아침 추억을 가슴속에 묻고 컴 앞에서 고개숙여 사르르 잠이 든다 슬픈 꿈속에서 일월성신 해와 달과 별이 야 인마 너 팔자라고 말해준다

김용주 2022.04.18

달빛 스민 찻잔 / 김용주

달빛 스민 찻잔 / 김용주 나홀로 고독의 시간, 그녀가 즐겨 사용하던 진홍찻잔으로 차한잔 하면 원두 커피향 따라 애절한 노래가 흘러 나오고 장밋빛 침실에서 심쿵 황홀했던 시간들 그땐, 깃털처럼 포근했었지 이별이 그러하듯 거미줄 쳐진 집안 구석구석 먼지 투성인 세간살이 그대없는 흔적이 또렷하건만 내 뇌리속에 맴도는 한 줌 행복은 허상일 뿐, 달빛 스민 찻물에 비췬 내 몰골 삶 언저리에 차곡히 쌓여진 그리움 하나 꺼내든 난, 이 세상이 두려워 지기만 하네 .

김용주 2022.03.07

나는 바보다 /김용주

나는 바보다 / 김용주 내 삶의 요람, 늘 풍요로울 줄 알았는데 요즘 내가 산다는 그 자체가 양 어깨를 움츠리게 해 예전에 거들먹거리며 살았던 내가 진정, 바보라고 알았다. 그리움이 깔린 노후의 삶, 허무의 계곡에서 그저 뒹굴다 가도 되련만 내 작은 거실의 창가에 앉아 그리움을 잡으려 하면 잿빛 하늘 검은 장막에 찬 바람만 씽씽 불어 오나니 가름막 욕망의 늪에서 용트림 치는 이내 모습이 처절하다 못해 자아감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의미를 상실한 삶 지나간 세월을 뒤척이다 보면 오늘은 또 하루이고 내일은 또 내일이더라 그러기에 불면의 밤을 긴긴 한숨으로 삼켜버리고 내 가슴속 깊이 잠겨진 사랑과 야망을 펌프로 퍼내자 남은 여생 뭇 사람을 아름다운 눈빛으로 바라 보다가 나의 숨결 눈꽃처럼 시나브로 사라지면 좋겠..

김용주 2022.02.15

별빛의 축제 / 김용주

별빛의 축제 / 김용주 고요 수목원에서 펼쳐지는 별빛 축제가 환상이네 황홀한 불꽃의 축제는 허허로운 마음 바람의 시샘 그리움이 여삼추이네 별아 내 아픔을 가져가 주련 가슴속에 고인 애증, 이 외로움을 퍼낼수 있다면 난, 햇님과 별님따라 떠 돌다가 조금 더 살거만 같아 정녕, 그랬으면 좋겠어 허공에 흩뿌려진 시간들 그 사랑이 쓰라린 추억되어 밤하늘 찬바람이 별빛을 몰고가네

김용주 2022.01.20

앙갚음 / 김용주

앙갚음 일까 /김용주 무지의 늪에서 독사 눈빛 쏘아대던 그 인간, 우르르꽝 천등이 내려치니 대갈통이 풍비박산, 심성고운 동네 아낙네 춥고 배고파 찾아드는 뜨락의 정령 길냥이들 가여워 아파트 단지 모퉁이에 보일듯 말듯 자그만 쉼터 하나 만들어 주고 비가 오면 빗물이 들칠까 눈이 오면 어쩌나 가슴조여 살피련만 그 인간이 밥 주지 말라는 건 그렇다치고 잘곳마저 부셔버린 다는 악마의 괴성, 전설의 고향 이야기처럼 길냥이의 앙갚음일까 코로나 집중 공격받은 그 인간 널관에 등짝이 닿듯 말듯 한다네 내 마음은 스윗, .

김용주 2021.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