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시인

소외 / 김용주 내가 마음을 비웠는데 아직 눈꼽만큼 성깔이 살아 있었네 그래 그거 마저 없으면 산 송장이지 뭐 근데 내 심연의 敵은 고독보다 소외야 흉금을 터는 친구가 많이 그리운데 진심보단 관심 끄는 그 자체가 때론 돈이드라 그래도 그대와가을사랑 낙엽차 한잔 하고 싶었는데 빈..

내가 가을을 타는 걸까 [김용주] 가을 이때 쯤이면 난,낚시터에 가끔 간다 퇴색된 낙엽들이 새벽녘 서리꽃에 억눌려 별빛잠긴 까만 강물위에 한잎두잎 떨어져 소슬바람 결에 맴도는 것을 바라보다 보면 왠지 그리움이 사무쳐 눈물이 난다 스쳐간 긴긴 세월을 돌이켜 보면 내 곁엔 무수히..

몽환 / 김용주 숲속의 작은 왕국에는 병정 분대가 나라를 지키면서 백성과 어울려 행복하게 살았다 세월이 흘러 흘러 나라는 태평성대의 시대, 병정들도 덩달아 둥실 둥실 춤을 추었는데 오만 불손한 병정 한명이 허구한 날 환각酒 먹고 개판치더니만 지가 왕이라 착각, 누구에게나 창을 ..

애증의 사랑 [김용주] 소슬바람이 부는 어느날 난, 그 사랑이 내 곁을 떠난지 모르고 빨간 빛깔 고추 잠자리처럼 여기 저기 꽃을 찾아 헤메이다가 동네 어귀에 핀 코스모스 한송이 꼬옥 품어 침묵이 흐르는 시간 마음의 빗장을 열어 놓고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깜짝 놀란 내 가슴, 정..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김용주] 아파트 뜰에 사는 깜냥이도 까치도 산새들도 배고파 목숨 걸고 찾아드는 들쥐도 주홍빛 산비둘기 한쌍도 그리고 나도 태양의 작열에 삶의 아픔을 토해내 상처를 치유했나니 하늘은 구름바다 흐르는 뭉게구름은 내 가심을 울리는 그리움 九月의 햇살에 뜨..

사랑은 예술이더이다 수국꽃이 활짝 웃네 [ 김 용주 ] 하찮은 프로필 명함 한장 가슴 팍에 달고 야망을 쫓던 젊음의 시절, 황혼엔 소리없이 찾아든 노을빛 고독만 쌓여가네 문득 바라봐진 아파트 어귀 큰언덕에는 눈물 여울지는 하양 수국꽃이 활짝 웃네 하늬바람 결로 햇살은 꽃잎을 사..

삶은 그리 아름답지도 그리 슬프지도 않더이다 내 님을 꼭 닮은 님이여 [ 김용주] 그댄 난초도 들꽃도 아닌 내 삶의 터전에 활짝 핀 하얀 장미꽃 같지요 님은 숲속의 요정처럼 다소곳이 입술을 열어 일년 열두달 월급날이면 직원들에게 어김 없이 행복을 주는 예쁜 전령이랍니다 나는 달..

사랑과 이별 / 김용주 사랑하는 건 숲속 새들이 노래 부르고 뜰에도 산들바람 일어 내 사랑, 풀꽃향기에 젖어 온방 구석구석 살 내음이 진동한다 너를 잊는다는 건 슬픈 이야기 그리움은 내 가슴울 옥죄는 산울림이다

가슴 조이던 어리석음...... 지폐로 만든 종이배 [김용주] 노을이 밀려드는 밤, 부질없는 헛된 꿈 그녀 체취가 사그라 지던 그날 시간을 되돌려 보아도 그 사랑은 오지 않았다 그토록 원해서 꼬깃꼬깃 쌈짓돈 몽땅 전해 주었건만 전화를 걸어봐도 카톡 문자를 띄어 보아도 그녀는 깜깜 무소..

새벽 별빛 / 김용주 창가에 비추어 오는 새벽 별빛이 내 눈을 살며시 입맞춤하면 또 하루를 위해 불랙커피 한잔 마시며 그 무언가 허전함에 내 온 몸이 떨려진다 가슴 벽에 새겨진 사랑의 아픔을... 그래도 살아야지 긴 삶의 여운에 오늘도 일터로 가는 차창엔 이 시간 난, 행복을 마중갑니..